혼자 짊어 지고 가지말고 여기에다 내려 놓고 가시게나
내 작은 공간 내어드리니 풀어 놓고 가시게나
긴 한 숨 내쉬는 이 시간도 메마른 눈물 흘리던 순간도
하루 하루 넘다 보면 뒤 돌아 웃는 날이 오겠지
몰아치는 폭우도 힘겨운 패달질 하다 보면
어느새 처마 밑 뿌연 수증기 되어 날아 가듯
마른 침 삼키며 꿋꿋이 걸어 가다 보면
굽은 허리로 올려다 본 붉은 노을을
아름답다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찾겠지
가다 힘들면 잠시 들르게나
내 작은 공간 내어줄테니
푹 쉬었다가
눈이 떠지거든 다시 갈 길 가시게나
잘 가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