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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날 아침은 조식 먹고 푸욱 쉬었습니다. 그리고 짐도 정리했구요. 숙박비만 들어 가지 않으면 뭐 지내기 괜찮습니다. 운동할 수 있는 곳도 있구요, 밥 먹을 곳도 있구요, 단지 삐끼만 없으면 딱인데 그게 아쉽네요. 여튼 숙박비가 매우 아까운 곳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점심은 중국식당에 가서 먹었습니다. 코스요리라고 해야 하나 닭죽부터 시작해서 물고기튀김(?), 탕수육, 새우튀김(?) 등이 나오구요, 마지막으로 해물국수랑 짜장면을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짬뽕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쉽네요. 맛은 괜찮습니다. 물고기는 커다란데, 먹을 부위는 정말 없는데요, 나머지는 먹을만 합니다. 나름 국수도 괜찮구요, 하지만 뷔페에 있는 국수 육수가 더 났습니다. 먹는데, 한 종업원이 얼마 후부터 한국 김치공장에 가서 일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으라고 해 주었습니다. 속으로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잘 견딜 수 있을지 말입니다. 괜한 걱정이겠죠.^^


점심을 먹고 잠시 남은 음료쿠폰으로 홀에서 한 잔하고 있으니 13시30분에 공항으로 떠나는 버스 왔다고 오랍니다. 호텔서비스인데요, 좋습니다. 비행기시간이 15시40분인데요, 늦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모두가 이 시간에 버스 타고 나간다고 합니다. 2시간 전에 출발해서 출국 수속이 가능할까 갸우뚱한데 뭐 다 그렇게 한다니 일단 그렇게 했습니다.


공항까지 가면서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보였는데요, 문득 아이들을 참 많이 낳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워서 그런가 집이 참 허술합니다. 그곳에 아이들이 보통 세 명이 보입니다. 남자 아이들 중 일부는 위통을 벗고 있구요, 까맣습니다. 그리고 우리로 치면 노점상이 엄청 많습니다. 먹을 것 팔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모두가 나서서 음식을 파는 것 같아요. 과연 얼마나 벌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행복해 보입니다. 일단 추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그냥 땅 위에 누워 하늘을 이불 삼아 자도 될 것 같아요. 그렇게 공항에 도착해서 세부항공 찾아 가서 짐 붙이는데, 직원분이 엄청 신경을 써 줍니다. 이쪽 짐 무게가 넘치면 다른 팀 짐으로 무게를 재 설정해 주고 좌석도 아이 생각해서 잡아 주고 우리말 단어 몇 개 던지는게 재미있고 친근합니다. 옆집 아줌마같아요. 그래서 짐붙이고 돌아 서며 엄지척 해주고 박수쳐 주었습니다.


공항 출국 수속을 하면서 느낀건데, 공항이 정말 작습니다. 입구에서 짐붙이고 탑승장까지 가는데,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단 공항이용료가 일인당 750페소를 무조건 내야하네요. 요기서 좀 빈정상했어요.^^;; 출국심사를 하면 면세점이 보이는데, 정말 작습니다. 직원들도 손님을 목말라하는 것 같구요. 사람들이 잇는 곳이라고는 먹는데 뿐입니다. 인천공항 행 비행기 탑승장은 10번이었는데요, 도착해서 20여분 기다리니 방송으로 뭐라 합니다. 분명 영어인데, 거의 못 알아듣겠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직원에게 물어 보니 연착되었고 9번 탑승장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네요. 필리핀 영어는 들으며 발음을 다시 생각해야 하더라구요. 웅웅 울리면 하나도 못 알아 듣겠어요. 물론 제가 영어를 못해서겠죠.


처음엔 1시간 연착인 줄 알았는데, 활주로로 비행기가 나간 건 5시가 넘어서에요. 표 검사도 양쪽에서 하니 금방 끝납니다. 비행기가 작아서이겠죠. 맨 뒷자리라 쭈욱 들어 갔습니다. 일행에게 창가에 좀 앉자고 부탁을 했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그래서 선물을 주겠노라고 했더니 이미 받을 선물이 있기 때문에 자리를 안 바꿔 준다고 하네요. 할 수 없이 사진 찍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해가 지고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륙 장면은 아이폰으로 찍었습니다. 아쉽게도 석양도 반대편에서 지고 있어서 붉게 물들은 하늘도 못 찍었죠. 에효~~~~~!


다시 4시간 30분을 날아 가는지라 잠을 청했습니다. 좀 지나니 옆에 앉아 있는 아이도 어느새 제 어깨에 머리를 대고 자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조금 더 자라고 어깨를 내주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고 일어 났더니 배가 고프더라구요, 비행기에서 컵라면을 파는데 우리돈으로 3,000원을 받습니다. 그래서 오기로 안 사먹었어요. 가방 탈탈 털었더니 계란도 나오고 망고 말린 것도 나오고 바나나칩도 나와서 그것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물론 물도 있네요. 물은 1,000원 정도에 파는 것 같았어요. 정말 아무 것도 안줍니다. 먹을 것 준비해서 들어 가세요. 배고파요.


시간을 떼우기 위해 오랜 만에 아이패드에 저장되어 있던 책도 읽어 보고 사진도 봐보고 했습니다. 간간히 비행기는 이상기류를 만나 덜덜 떨기도 하구요, 그렇게 무사히 우리나라 야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간간히 비행기에서 통신사가 잡혔다 안잡혔다 합니다. 다행히 GPS가 작동을 해서 비행기 고도도 보고 속도도 봅니다. 바로 착륙을 한다며, 야경이 잘 보이도록 조명을 낮춘다는 방송을 하고는 비행기가 지상으로부터 600여m를 내려오더니 다시 상승합니다. 밖은 구름인지 안개인지 보이지도 않구요, 갑자기 쭈욱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가 비행기가 위를 향하다 좌측으로 꺽습니다.


그렇게 10분 이상을 덜컹덜컹하며 안개인지 구름 속인지 모를 곳을 날개만 보여주며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기내는 놀라는 신음 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사람들 상당 수가 긴장한 낮빛입니다. 그렇게 헤매다가 드디어 인천공항 진입로가 눈에 들어 오고 하얀 눈밭에 착륙을 합니다. 비행기가 속도를 늦추자 기내에서는 박수 소리가 나옵니다. 정말로 좀 불안했어요. 눈이 쌓여서 제트엔진 바람에 눈이 휘날리고 옆에서는 제설차들이 제설을 하고 있습니다. 신기하네요. 착륙할 때 바퀴 미끄러질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활주로에서 약 5분을 대기한 후 비행기는 다시 움직여 9번(?)에 도착합니다. 짐은 9번에서 찾으라고 하는 안내 방송이 나오구요. 그리고 기차가 12시가 막차라고 서두르라고 합니다. 도착을 23시 40분쯤에 한 것 같아요. 그러자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사람들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착륙 실패로 선회를 두번하고 세번째에 성공했다고 하는 이도 있고, 앞에 비행기가 밀려서 선회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착륙 실패로 선회한 것 같아요.


짐을 찾는 곳에서 방송이 나오네요, 서울로 가는 버스를 마련했으니 짐을 찾아서 5번(?) 출구로 나오라고 말입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2시간 이상 연착이 되면 항공사에서 버스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하네요. 비행기에서 한 분이 영어로 버스를 마련해 달라고 유창하게 건의해서 알아 보겠다는 답을 들었답니다. 결국, 되었네요.


서둘러 입국수속을 하는데 성인은 전자 입국이 된다는 말에 기계에 여권 넣고 지문찍고 해서 바로 빠져 나왔습니다. 짐을 찾아 일행을 5번 출구에 대기 시키고 주차타워로 갔습니다. 하!하! 정말 춥습니다. 여름같은 가을에 입는 쫄티하나 입고 가는데, 춥네요. 어렸을 때 시골의 새찬 겨울바람 같습니다. 야외 주차되어 있는 차들은 눈을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실내에 주차한 제 차는 깨끗하네요. 시동을 거는데, 처음으로 돼지꼬리를 보여 주네요. 예열 중이라는 메세지가 뜨네요. 10초 대기 후 시동을 거니 푸드덕 하면서 걸립니다. 그렇게 10번 출구에서 일행을 태우고 달렸습니다. 정차하는데 찍힐 수 있으니 빨리 빠져 나가라고 하네요. 바로 앞에 카메라가 붉게 빛났습니다. 5분 이내면 괜찮겠죠?^^;; 


다행히 바닥은 염화칼슘덕에 미끄럽지는 않았습니다. 50이라는 숫자가 속도를 줄이게 만드네요.다리 이용료가 서해대교나 영종대교나 같네요. 들어 올 때는 3200원인가 하던데 나갈 때는 6,900원인가 내라고 합니다. 정확하지 않아요. 서해대교가 바닷바람을 더 받아 미끄러울 것 같아, 10km나 돌아 가는건데, 이용료가 같으니 김빠집니다. 하지만 통행량이 많은 곳으로 가는게 나을 것 같아, 두 번이나 더 통행료를 내고 판교로 해서 경부고속도를 타고 내려 왔습니다. 주행하는 차들을 보니 미끄러짐없이 잘 달리네요, 기온은 영하 5도에서 집에 도착할 때는 영하 4.5도내요. 오다가 기흥휴게소에서 우동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그러곤, 집까지 슝슝 왔습니다.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는데, 결재가 안되네요. 하이패스 들어 온데를 알 수 없다고 하면서요. 나중에 보니 단말기가 발에 밟혀 고생 좀 한 것 같더라구요, 인터넷 납부를 해도 되고 입금을 해도 되고 톨게이트 옆 사무실에 가서 내도 된다고 하네요. 톨게이트 이용할 때 수금원 있는 곳으로 나오면서 같이 결재해야겠어요.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니 도로에 눈이 쌓여 있네요. 신호대기 후 급 가속을 하니 헛바퀴도는 느낌이 들지면 옆으로는 안도네요. 사계절 타이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전 렉스턴이나 무쏘 탈 때 웬만한 곳에서는 2륜으로 다닌 경험을 믿고 윈터타이어로 갈아 신기지 않았는데, 커브나 핸들 조작시 악셀과 브레이크만 밟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버틸 것 같아요. 안되면 보험이란 좋은 제도를 활용해 볼까 합니다. 


갑자기 작년 생각나네요,  사고를 내고 피해자분 보험 접수해 드렸더니 아무 것도 모르는척 하더니 미수선 처리한 것이 좀 거시기해서 문득 기억이 납니다.


희안하게 매년 보험료가 올라 가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여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다행히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 섰는데도, 잠시의 취침으로 피로가 가셨습니다. 제이파크에서 잠만 잔 것이 효용이 있었던 듯 합니다.


필리핀여행은 이것으로 종지부를 찍고 다음 여행지는 베트남으로 가려고 합니다. 오토바이 타는 법을 가르쳐서 가야겠어요. 무사히 마쳐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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