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시간이 좀 나서 청평댐에 있는 독수리를 만나러 갔습니다.
구로에서 출발을 했는데요, 예전에는 올림픽대로를 통해 미사리를 거쳐 팔당대교를 건너 갔는데요, 이번에는 여의도를 거쳐 마포대교를 지나 강변북로로 접어 들어 달렸습니다. 설 전날임에도 차량은 많지만 정체를 격거나 답답한 주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달려 구리시를 거쳐 팔당댐으로 이어졌는데요, 포인트를 몰라서 좀 더 달려 갔다가 국도를 통해 팔당댐으로 돌아 왔습니다.
팔당대교를 넘어 춘천쪽으로 많이 갔지만, 팔당댐을 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놀라운 건 댐에 도로가 있어 한강을 건널 수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확실히 젊은이들이 많이 다닌 곳에 있어서인지 이곳 저곳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사랑한다는 글과 대상의 이름이 종종 목격되네요. 심지어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건축물인 것 같은데, 페인트로 그림을 그려 놓았네요.
여튼, 팔당댐이 자랑하는 독수리를 보러 왔습니다. 포인트에는 이미 6명 정도의 진사님들이 대포를 대동하고 진을 치고 계셨습니다. 지방에서 오신 분, 택시 휴무날 쉬지 않고 오신 분, 노년을 새 찍으며 보내시는 분 등, 다양한 분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단단히 준비를 하시고 독수리가 날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한 진사분이 전해 주시는 내용인 즉, 오전 7시30분에 장어 한 마리 드시고는 계속 소나무에 앉아서 움직이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독수리가 앉아 있는 곳을 찾아 카메라를 들이 대 보니 간신히 형체만 보입니다. 거리로는 집에 와서 재보니 대충 800여m떨어져 있습니다. 저는 500mm에 컨버터를 키고 크롭으로 설정해서 찍었으니약 1,000mm정도의 화각으로 찍었는데 보이지가 않습니다. 거기에 화소수도 작아서 확대해 봐야 그냥 독수리다라고 구분할 수 있을 정도에요.
그러니 새사진을 찍으시려면 600mm가 있어야 합니다. 좀 무리하면 800mm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컨버터 끼고 찍어야 그나마 찍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위장을 하고 최대한 거리를 좀혀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경계심이 많아 거리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운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대부분의 진사님들이 독수리가 오면, 거의 매일 나오신다고 합니다.
여튼 오후에 도착을 해서 땅거미가 늘어질 때까지 카메라 세팅을 하고 기다렸지만, 사냥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저 멀리 한강 건너편 소나무에 앉아만 있다가 집으로 돌아 가는 모습만 보여 주더라구요.
청평댐 독수리는 만나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참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습니다. 그렇게 귀가하는 모습이 미안했는지, 주위를 한 바퀴 돌아 산 너머로 사라져 주네요. 내년 겨울에 다시 보러 가야겠어요.
그나마, 해지면서 산넘어 약하게나마 보여 준 무지개와 바람에 쫓겨 가는 구름이 멋져서 몇 시간을 서 있던 퉁퉁 부은 다리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저 멀리 청평댐이 보입니다. 젊은이들의 마음이 볼 수 있는 글귀들이 보입니다.
포인트 맞은 편에 보이는 기념물입니다. 역사적인 건축물 치고는 너무 깨끗해서 보니 다산 정약용을 기념해서 2010년에 만들었네요. 그리고 이 앞 도로가 다산로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잘 보면 역사적인 글귀도 보이네요. 결혼해 달라고 청혼을 합니다. 결혼했을까요? 궁금합니다.
건축물에 대한 안내문입니다. 글을 읽어 보니 다산 정약용의 고향이네요.
안내문엔 하지 말라달라고 부탁을 하는 내용들이 보입니다.
다음 입구에 가보니 그라피티가 보이네요.
그래서 찍어 보았습니다. 사인을 보니 2017년에 그려 놓았네요. 유럽에 가면 종종 보이던 그림인데, 제가 봐서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맞은 편에도 그려 놓았습니다. 사인을 보니 동일 인물이 그려 놓았네요.
여튼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런 장면을 찍어 보고 싶어서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망포인트에서 바라다 본 한강 건너 모습입니다.
강 건너 소나무에 앉아 있는 흰꼬리수리에요. 잠시 찾아 보니 겨울에만 우리나라에 오는 겨울철새네요. 10월부터 3월까지 머물다 간다고 합니다. 이제 거이 떠날 때가 되었네요. 저렇게 몇 시간을 앉아 있다 집으로 날아 갔습니다.
한강을 내려다 보니 철새들이 먹이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리들의 잠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요, 잠수해서 한 20초 정도 있는 것 같아요. 물고리를 사냥해서 나옵니다. 그러면 옆에 있던 오리들이 날리가 납니다. 아래 사진처럼 먹이를 잡은 놈은 도망가고, 옆에 놈들은 그 먹이를 빼앗기 위해 쫓아 갑니다. 도망가면서 먹이를 빨리 삼키지 못하면 빼앗기게 됩니다.
그런데, 저 멀리 있는 흰꼬리수리도 요 먹이를 탐내고 있다고 하네요. 오리가 삼킬 수 없는 먹이를 잡아 올라 오면 잽싸게 달려 들어 빼앗아 날아 간다고 합니다 .그 찬스를 잡기 위해 진사님들은 대기하고 계신거구요. 심지어 오리도 사냥한다고 하네요.
아래 사진 잘 보시면 맨 앞에 도망 가는 오리 입에 물고기가 물려 있습니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 어느덧 해가 능선을 넘어갈 때 고니 한 마리가 집으로 날아 가고 있습니다.
새 전문가가 아니라 무슨 새인지 모르겠어요. 지루한 시간, 공연을 해줍니다. 강바람을 타고 활공을 합니다. 정말 멋있었습니다. 바람을 타고 제자리에 떠서 머물다 저 멀리 청평대교쪽으로 날아 가는데, 한 편의 공연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드디오 철수할 시간에 능선 위로 참수리가 한 바퀴 돕니다. 이거 꽤 먼 거리에요. 나중에 보니 바로 아래에서 찍으신 진사님이 계시네요. 아마 사진클럽에 사진이 올라 왔을 것 같아요.
참수리에 시선을 빼앗긴 그 시간에 흰꼬리 수리가 한강을 건너 우리 위를 지나 사라집니다. 아쉬우니 내가 한 번 보여줄께 하듯이 한 바퀴 돌아 사라집니다.
역시 새는 독수리가 최고 멋진 것 같아요. 강자의 모습은 여유롭고 강인하며 멋집니다. 그래서 셔터가 자꾸 눌려지네요. 아쉬운 하루였어요.
카메라를 챙기는데 저 멀리 능선 위로 무지개가 떠 오릅니다. 카메라로는 무지개가잘 표현되지 않네요.
멋진 저녁 풍경을 보며 이번에는 올림픽 대로를 타고 귀가를 합니다. 역시나 제 눈에는 롯데타워가 멋져 보이네요. 다음에는 롯데타워를 담아 보려고 합니다. 대로르 타고 돌아 오며, 야경으로 세빛 둥둥섬을 찍어 보았는데요, 역시나 강바람은 춥습니다.
다리 중간까지 걸어 가서 찍었는데요, 35mm 화각이 딱이네요. 여름에 자전거로 서울을 일주하면서 담아 봐야겠어요. 서울이라는 곳 참 멋집니다.